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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생태에세이】 푸름에 홀릭…chapter 01. 먹는 자 먹히는 자

■ 하루살이의 감춰진 비밀

이지우 작가 | 기사입력 2022/08/15 [02:42]

【이지우 생태에세이】 푸름에 홀릭…chapter 01. 먹는 자 먹히는 자

■ 하루살이의 감춰진 비밀

이지우 작가 | 입력 : 2022/08/15 [02:42]

▲ 이지우 작가, 약력: 『현대수필』 수필등단, 『시현실』, 시등단저서: 생태에세이『푸름에 홀릭』 2쇄



나무는 봄부터 뜨거운 여름과 혹독한 추위 그리고 병충해 등을 견디며 길게는 수십 년에서 수천 년의 나이테를 키운다.

가을이 되면 단풍의 절정에서 고생한 자신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기라도 하듯이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떨어뜨린다. 철저히 겨울 준비가 끝났기에 미세한 바람도 마다하지 않고 나무와 이별도, 덜어내기 작업도 과감하게 한다. 마지막까지 자연에 돌려주기 위한 작업이기에 소리 없이 최선을 다한다. 이런 모습을 보다 자신도 모르게 위대한 자연 앞에 고개가 숙어진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하루살이의 감춰진 비밀

 

 

길을 걷는데 내 눈 속으로 날아든 깔따구 한 마리가 수영하고 있다. ‘이런,’ 재빠르게 손수건을 꺼내 눈꺼풀을 뒤집어 가며 빼내려 하나 만만치 않다. 생수도 없고, 안약도 없고, 깔따구가 슬금슬금 눈동자를 기어 다니는 게 느껴진다. 눈알에서 작은 곤충이 몸부림치니 내 눈이 걱정스럽다.

 

문득, 인간이 하루살이처럼 하루만 산다면 1초를 쪼개고 또 쪼개서 쓰면 될까.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단위계산으로 하루를 나누어야 할 거 같다. 1초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눈 한 번 깜빡이기…. 이처럼 초치기인데 무얼 할 수 있을까?

 

▲ 두점하루살이


이런 생각을 하며 불곡산 계곡에서 물웅덩이를 찾았다. 1급수나 2급수에서나 만나 볼 수 있는 하루살이를 만나기 위해서다. 물살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곳에 뜰채를 대고 주변을 훌치면 작은 모래나 돌 사이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투명하고 작은 생명체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을 보기 위해 물방울로 작은 물 무덤을 만든 다음 한 마리를 붓으로 옮겨 담은 후 관찰을 시작한다.

 

하루살이는 배 쪽에 기관 아가미라는 게 있다. 이 기관을 통해 산소 공급을 하는데 지느러미처럼 생긴 게 물속에서 파르르 움직이는 모습은 카약 선수들이 빠르면서도 질서 있게 노를 젓는 모습처럼 보인다. 그 모습은 예술이며 아름답기까지 하다.

 

하루살이는 물속에서 1년에서 2년 정도 성장기를 거친 후 물 밖으로 나와 우화한다.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다. 물 밖 생활은 먹이활동을 할 수 없게 턱이 막혀있다. 즉 먹이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종족보존 때문에 짝짓기 활동을 위해 1일에서 3일까지 세상 밖 생활을 하는 것이다. 우화해서 날아다니는 기간이 하루에서 사흘 동안의 생활이 전부인데 오직 짝짓기만을 위함이라니…. 숲 공부를 같이했던 남자분이 이를 알고는 “와 부럽다”라고 말을 해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사람을 하루살이에 비교하는 경우 주로 나쁜 쪽으로 비하한다.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 하루 벌어먹고 사는 사람.

 

그러나 실제 하루살이는 물속에서 사는 기간이 더 많고 여린몸으로 계곡 물살을 견디며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기에 날아다니는 성충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앉아 있는 그 자태 또한 아름답고 우아하기까지 하다. 공원에 가면 자주 만나는 동양하루살이가 특히 아름다운데 가끔 거미줄에 걸려 있는 걸 보게 된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이를 어쩌나 짝짓기는 했는지,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는 만나봤는지 안타깝다. 서로 먹고 먹히는 생태계의 순환을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 할 수 있지만, 저 곤충의 입장을 알 수 없으니 의문과 걱정이 앞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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